[릴레이 프로젝트 3주차] 수람(水攬) 의 이야기

by PORSCHE posted Aug 11,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람 水欖  (물을 잡는 자)

 

 

 

 

 

 

 

물이란 원소를 지배한다면 어떤 힘을 가지게 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가운 얼음을 떠올릴 테지.

대륙의 북서쪽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유빙을 생각하는 이도 있을 테고,

휘몰아치는 무자비한 눈보라를 생각 할 수 도 있겠군.

 

홍수를 생각했다고?

맞아. 그게 정답이야.

 

물을 부릴 수 있다고 해도, 물을 얼리기 위해 기후를 변화 시키지는 못해.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서 얼음을 만들겠다고?

그건 ‘신’ 만이 가능한 일이야.

 

주변에 강이나 호수, 폭포가 있다고 생각해봐.

그리고 넌 물을 마음대로 다룰 줄 알지.

 

이제 넌 뭘 하겠어?

 

압도적인 수압으로 모든 걸 부숴버려.

 

네 앞에 무엇이 가로막던 다 파괴할 수 있지. 설령 그것이 용암이든 커다란 성벽이든 상대가 되지 않아.

 

하지만 신이라면,

조금 고민해 봐야겠군.

 

 

 

 

 

 

 

 

 

 

 

난 알 수 있다.

손에 닿는 차가운 느낌, 잡을 수 없는 무한함, 유연함,

그리고 파괴력.

 

 

마피 할아버지는 예전에 젊은 나이로 ‘대수람’ 자리를 얻은 최초의 수람이셨다.

할아버지가 호수 아래에 살고 있던 나쁜 사람들을 호수의 힘을 빌어서 쫒아 내셨던 적이 있다고 들었다. 나도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수람이 되고 싶은데, 아빠는 나에게 자꾸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많이 해서 풍수지리사가 되라고 한다. 그게 얼마나 지루한데!

 

내가 딴 생각을 하는 동안 할아버지께서 날 곰곰이 보시다가 손에 있는 잔을 들어 내 눈앞에 가까이 가져오시더니 껄껄 웃으시며 내게 말하셨다.

 

“훌륭한 수람은 말이다. 이 잔 안에 들어있는 물이 어디로 갈지, 어디로 가고 있을지 아는 사람이란다. 하지만 그것을 깨닫게 될 때에…….”

 

할아버지는 말을 다 잇지 못하셨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잔을 꼭 잡은 채로 잠이 드셨기 때문이다.

 

 

 

“그 말씀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네요.”

 

호수가, 아니 저수지가 없어졌다.

만법의 신궁들이 이미 이곳의 물을 모두 산 아래로 흘려보낸 뒤였다.

수람들은 대부분 학살당하였고, 산 정상으로 피신한 수람들 또한 상황이 좋지 않았다.

 

깨달은 자는 나밖에 없었다. 불행히도 이곳의 수람들은 그들이 만든 저수지 때문에 퇴보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산 정상으로 피신했을 것이다.

 

아버지는 현명한 분이셨고, 강인한 전사니까 수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실 것이다.

그러길 바란다.

아버지가 살아 계시길 바란다.

 

 

“찾았습니다!”

 

황금색 투구를 쓴 만법의 신궁 병사가 날 발견하고 주변 병사들에게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는 허리춤에 칼을 빼들고 나에게 돌진해왔다.

 

느껴진다.

그의 몸속에 흐르는 수많은 피가.

 

-허억!

 

평소라면 고통 없이 죽이겠지만 난 이미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몸속에 흐르는 혈관속의 피를 하나 둘씩 심장으로 흐르게 할 때 마다 어릴 적에 이곳에서 뛰놀던 아늑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아버지의 뜻대로 난 풍수지리사가 되기 위해 교시로 떠났지만 사실 교시에 가지 않았다.

마피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난 할아버지의 집에서 작은 책을 발견했고, 난 그 책이 일부러 내가 발견 할 수 있도록 할아버지가 그곳에 놓아둔 것이란 걸 깨달았다.

 

난 그 책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장소가 필요했고, 물이 끈임 없이 흐르는 곳을 향해 떠났다.

 

내가… 조금 더 일찍 돌아 왔다면 구할 수 있었을까?

 

…….

 

죽어…….

 

 

-끄윽

 

심장이 터져버린 병사의 몸이 힘없이 쓰러졌다.

저수지를 없애면 우리들을 멸할 수 있다는 생각은 어리석었다.

물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생명이 존재하는 한, 물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한 말을 깨달았을 때 고통스러웠다.

왜 수람들이 저수지에 집착했는지도 알았다.

 

수람들, 아니 우리들은 순수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저수지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필요 없어.

 

정당방위라 생각해주지 않으련?

 

 

 

 

나에게 달려오는 수많은 피가 느껴진다.

수많은 혈관 속에 흐르는 뜨거운 액체, 느낄 수 있어.

 

“자, 너희들을 어떻게 죽여줄까?”

 

 

 

 

 

 

 

 

 

 

 

 

------------------------------------------------------------------------------------------

 

 

 

 

만법의 신궁이 찾고 있는 최악의 적.

대수람  '네피아'

 

마법사들 중 물을 다루는데 탁월한 수람들의 우두머리이며

수람들을 토벌하던 도중 홀연히 나타나 심각한 수준의 병력 손실을 가져다 주었으며,

살아남은 수람들을 이끌고 도주하였다.

 

그녀가 보여준 능력으로 마법사들 중 최약체로 평가받던 수람들의 위험도가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신도 두려워할 그녀의 능력으로 인해

그 사건이후 마법사들 간에도 수람의 능력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생겨났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풍수지리사들에 의하면,

그녀가 보여준 능력을 구사할 수 있는 수람은 전전대 수람 '마피' 만이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전대 대수람이자 현 대수람 네피아의 아버지인 '달피'는 사망하였다.

 

 

 

 

 

-----------------------------------------------------------------------------------------

 

 

 

 

 

 

 

 

왜 물의 원소를 사용하는 마법사들을 상상할때,

아이스볼트를 발사하거나, 블리자드를 떨어트리는 장면만 떠오르게 될까?

 

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설정입니다.

 

공원장님의 마법사 설정을 빌려 만든 설정이에요.

 

물 자체를 다룰 줄 안다면 그 자체가 엄청나게 치명적인 것이라 느꼈어요.

 

인체의 50~85%가 물로 채워져 있다고 하죠.

물을 다룰 줄 안다면, 이보다 강력한 능력이 있을까요?

 

엑스맨의 매그니토가 철이라면 뭐든 다룰수 있듯이(영화에서는 인체의 철분도 빼내죠.) 물이라면 범위가 더욱더 무궁무진해 질 수 있더군요.

 

주변에 저수지나 폭포만 있더라도 수압으로 사람을 우습게 짖누를 수 있습니다.

 

다른 원소는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죠.

 

더군다나 그 파괴력있고 강력한 불이란 원소도 물로 우습게 끌 수 있잖아요?

 

 

 

TAG •

Articles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