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10. 5. 14-2. 無題.

by Shine posted May 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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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x res oportet quoque pervenio evenio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모든 기쁨과 환희가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모든 고통도 슬픔도 언젠가는 지나가리라.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 

 

사람은 오고 간다. 단지 옷깃만 스쳤더라도 그대와 나는 어떤 인연의 연으로 이어져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음에도 우리는 결국 지나간다. 아직 그대의 심장 박동, 손목의 맥박, 발걸음의 진동, 눈동자, 숨소리, 어느 하나 제대로 기억해 놓은 게 없는데 이렇게 지나간다. 단순한 원리이다. 가까워지기 위해선 다가서야 하고 그대와 나의 얼굴이 거의 맞닿았을 때 한 발짝씩 더 내미는 순간 그것은 이미 달라진 방향이다.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을 정도로 바짝 다가선 이상 그 자리에 영원히 멈춰있거나 옆으로 한 발짝씩 내딛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움직이지 않는 공간에 갇히기 싫었던 우리 둘 모두 후자를 택했다. 가까워진 것은 그가까움의 정점에서 멀어진다. 내게 왔던 것처럼 멀어진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대 또한 지나가리라. 그대가 지나간다.